한국 A.A. 연합회 모임

저는 울산에 사는 알코올 중독자 「정」입니다. 지난 세월 술로 인생을 마감할 뻔했는데 A.A.를 만나서 현재 7년째 단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술 마시는 삶을 살 때는 알코올 중독자라는 것을 생각도 하지 않았고 그냥 애주가라 표현했습니다. 왜냐하면, 매일 마시는 것도 아니고 어떤 때는 한 달, 짧게는 3~4일도 마시지 않은 적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알코올 중독자란 지하도나 길거리에 보면 술병차고 코나 얼굴에 빨갛게 주독끼가 있는 사람,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첫 음주 이후 술로 보낸 세월

첫 잔이 중학교 3학년 끝날 무렵이었고, 졸업 후 사회에 나와 어른처럼 보이는 게 멋져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첫 필름이 끊긴 것은 17살 때. 당시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집에 오다 도랑에 빠졌습니다. 그땐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 어머니께서 아버지 몰래 저의 옷을 벗기고 씻긴 뒤 재웠습니다. 그때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이 없어 어머니께 뒷날 말씀해주셔서 알게 되었습니다.

1981년 1월에 군 복무를 마치고 그 해 12월에 아버지께서 경영하는 공장이 도산했습니다. 부모님이 새벽에 집을 떠나면서 그때 제게 40만 원의 돈을 손에 쥐어 주며 하숙집부터 빨리 구하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별의 아픔 때문에 외로움을 달래려고 더욱 더 술로 세월을 보냈습니다.

술을 먹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하다가도 저녁에 다시 술을 마시면 괜찮았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힘든 삶을 살아도 술 때문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고, 월급을 제대로 한 번 탄 적이 없고 가불인생으로 살아왔습니다.

몇 년이 지나 부모님께서 경북 어느 곳에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만났습니다. 부모님께서는 결혼을 빨리 시켜주면 술을 조금만 마시고 오순도순 부부의 인연으로 잘 살 거라는 생각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장가갈 놈이 돈 한 푼 모은 것도 없는 저를 보고 부모님께서 형들에게 부탁을 해서 지금의 아내와 사진관에서 사진 몇 장을 찍고 부부의 인연으로 현재 살고 있습니다. 아내와 만나 살면서 술은 더 심각해졌고, 술만 마시면 폭력으로 아내를 들볶았습니다. 큰 애를 낳고 둘째 애를 가졌을 때 형들이 보다 못해 사비를 털어 정신병원에 첫 입원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정신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도 알코올 중독자는 저하고 거리가 멀고 입원 중일 땐 어느 누가 와도 마시지 않겠다고 약속해도 헛맹세. 지난 삶은 삶이 아니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라는 것을 시인하기 까지…

지금은 제가 입원을 하지 않았기에 마지막 입원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7년 전 마지막 입원하기 전 술을 한 달 정도 마시지 않았는데 술을 마시지 않아 생긴 증상이 괴팍해졌고 그날 새벽에 아내가 누워 자는 모습을 확인한 후 방문을 살짝 열고 나오는 순간 아내가 뱉은 말이 『그래, 한 달 되었네. 먹고재비가 마셔야지.』 하는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새벽에 나와 간 곳은 삼류술집. 그날 새벽부터 저녁까지 마시고 어떻게 병원에 왔는지 모를 정도로 얼마나 난동을 부렸는지 런닝이 다 찢기고 온몸에 상처투성이었습니다.

침상에서 5일이 지난 그때 알코올 중독자는 인정하기 싫었고 술을 마시고는 생활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짧게 지나가면서 A.A. 단주모임을 2000년도 1월에 잠시 나가 실패했지만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그곳에 가면 술을 마시지 않아도 견딜 수 있는 것을 짧게나마 경험했었기 때문에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퇴원시켜달라고 했습니다. A.A. 모임에 가야겠다고. 그리고 정말 미친 듯이 A.A. 모임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약 3개월이 지날 무렵 제가 술을 마신 후 행동과 어느 정도 일치되는 멤버들의 경험담이 흘러 나왔을 때에는 제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것을 시인해야 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그런데 제게 한마디 해주신 멤버가 있었습니다. 그때 6년 정도 단주를 하고 계신 분이었는데 마시지 않으면 해결된다는 그의 말이 제 마음 속에 다가왔습니다. 정말 하루 하루 A.A.에서 제안하는 원칙론에 매달리며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단주를 하며 살아오고 있습니다.

A.A. 단주모임에서 다시 태어난 삶

생활도 조금씩 나아지며 큰 애는 여고 2학년, 작은 애는 중학교 2학년. 착하게 자라 준 아이들과 제 곁을 떠나지 않고 술 끊고 사람답게 사는 것을 기다려준 아내에게 제 모든 것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배움도 짧고 가진 것 없는 저이지만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술 문제가 심각한 분들이 많습니다. 술 문제 해결할 수 있습니다. A.A. 단주모임을 찾으십시오. 가입비도 없고 사례비도 없습니다. 자신이 『아! 나도 술 먹고 문제를 일으키고 있구나.』 하시는 분은 연락을 주십시오. 지난 세월 사람답게 살지 못했던 제가 A.A. 단주모임을 만나면서 사람답게 하루하루를 가치 있게 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A.A. 단주모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A.A. 한국연합사무실 ☎ 02-774-37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