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 서울대 교수·체육교육학

적절한 운동은 혈당조절과 체중조절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합병증의 예방, 개선에 도움이 된다. 당뇨인에게 있어 운동은 약을 먹는 것과 같다. 하나는 약과 같이 효과적이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약을 먹듯이 양과 시간 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당뇨대란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통계청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당뇨병은 전체사망 원인 중 4위에 올라있고 생활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이다.

당뇨병에서 운동은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효과적인 혈당 관리 및 당뇨합병증 관리방법의 하나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의원에서는 이를 환자들에게 교육하거나 지도하는 데 적절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당 조절에 큰 도움

먼저 당뇨병에 대한 운동의 효과를 살펴보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혈당이 떨어지는 효과로 인해 평상시에 혈당이 잘 조절되고 인슐린에 대한 민감성이 좋아져서 약물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한다. 따라서 약을 많이 써도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았던 사람들도 인슐린이나 경구용 혈당강하제의 복용량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 외에도 체중조절, 심폐기능 향상, 고지혈증 개선, 혈액순환 개선, 혈압강하 효과로 인해 당뇨병의 직접적인 사망 이유인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혈관질환을 낮춰준다. 그 외에도 근육강화, 골밀도를 높여 골다공증의 위험을 낮춰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수면에도 도움을 주며 일상생활을 활기차게 하는데 일등공신이다. 그리고 내당능장애, 임신성 당뇨, 당뇨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당뇨발병의 위험이 커지는데 이를 예방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가지 방법으로 이처럼 많은 효과를 얻어낼 수 있는 경우는 운동밖에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고려해야 할 점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사용하고 있는 약물의 종류와(인슐린 또는 경구 혈당강하제), 약물 복용의 시간, 운동 전 혈당 수준, 운동 전 식사 시간, 양, 종류와 당뇨 합병증의 유무, 운동의 강도, 시간, 종류  등이다.

운동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운동부하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동부하검사란 안전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범위를 검사하는 것으로서 걷기와 같은 비교적 저·중강도의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종종 무리한 운동 도중에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높은 강도의 운동을 원하는 경우, 나이가 많거나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15년 이상이거나, 당뇨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심혈관질환의 위험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운동부하검사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운동을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망막에 출혈이 있거나 최근에 레이저로 망막증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심각한 감염증이 있는 경우, 혈당이 250-300 mg/dl 이상이면서 케톤체가 발견되는 경우, 혈당이 80-100 mg/dl인 경우이다. 저혈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 운동 전에 탄수화물을 섭취하여 혈당을 높여야 한다.

당뇨병 환자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발을 잘 보호하는 것이다. 물집을 방지하고 발을 건조하게 보호하기 위해 신발은 여유 있는 것으로 신고 폴리에스테르 혹은 혼방으로 된 양말을 신어 발에 생기는 상처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는 특히 감각신경이 떨어져 있는 말초신경병증을 앓고 있는 환자에서 더욱 주의해야만 한다.

두 번째로 적절한 수분섭취이다. 탈수가 되면 혈당 수치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심장기능에도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더운 날씨에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더욱 수분유지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세 번째로 당질 섭취도 필요하다. 강도 높은 운동이나 장시간의 운동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우 운동 전이나 운동 중 당질 섭취가 필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1시간 운동하는 경우 운동 전, 또는 후에 추가로 15g의 탄수화물 섭취를 필요로 한다. 만약에 운동강도가 높거나 운동시간이 길어질 때는 매시간 15-30g의 추가적인 탄수화물 섭취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당뇨환자임을 알 수 있는 팔찌나 꼬리표를 준비해두는 것이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운동은 어떻게 할까

실제 운동을 할 때에는 준비운동-본운동-정리운동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은 가벼운 걷기와 스트레칭으로 구성되며, 운동 효과와 부상 방지를 위해서 필수적이다. 그리고 본운동에는 걷기, 수영 등과 같은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이 포함되고 유산소운동은 주 4~7일을 하는 것을 권장하며 근력운동은 격일로 주 2~3일이면 부족하지 않다.

운동시간과 강도는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은 고강도로 짧게 하기보다는 중강도로 오래 하는 것이 혈당 조절과 안전의 측면에서 권장된다. 보통 본운동으로 30~60분이 적당하지만 운동경험이 없는 나이 든 사람이 새롭게 운동을 시작한다면 10~15분으로 나누어 2~3번 실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젊은 사람도 체력이 낮고 비만하다면 10~15분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적당할 수 있다.

당뇨인에게 있어 운동은 약을 먹는 것과 같다. 이것은 두 가지의 뜻을 포함하고 있다. 하나는 약과 같이 효과적이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약을 먹듯이 양과 시간 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