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영 | 『건강생활』기자

산 높고 골 깊은 정선의 아우라지에서 구절리까지 달리던 기차가 이제는 달리지 못하고, 기적이 끊긴 철길에는 가족과 연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저 스포츠로 주목받는 레일바이크가 달리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까이 앉아서 페달을 밟으면 눈앞에 단풍이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정선아리랑의 애절한 사연을 싣고 달리는 레일바이크가 있는 정선으로 떠나보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레일바이크

정선 레일바이크는 원래 석탄 운반을 위해 만든 철로를 폐광 이후 폐쇄 처지에 놓인 정선선을 개조해 만든 철로자전거로 탑승객이 페달을 이용하여 철도 레일 위를 시속 15~20km의 속도로 운행할 수 있다. 기존 정선선의 종착역인 구절리에서 아우라지역까지 총 7.2km 구간으로 전국에서 가장 긴 코스이다.

정선군청과 한국철도공사, KTX 관광레저가 함께 운영하는 레일바이크는 2인용과 4인용이 있으며, 커다란 몸체와는 달리 부드럽게 움직이고 오르막이 없는 내리막길이라 4인용 레일바이크를 혼자 페달을 밟아도 잘 달린다.

바위를 깎아 굽이굽이 돌아가는 철로 오른쪽으로는 송천계곡이 흐른다. 송천계곡은 아우라지에서 골지천과 합류하여 조양강을 이룬 후 정선을 지나 유명한 동강이 되는 한강의 최상류 계곡이다. 계곡을 따라 레일바이크를 타고 내려오다 보면 터널을 3개 통과하게 되는데 색색의 조명을 설치해 놓은 터널 안에는 정선아리랑의 구슬픈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터널을 지나 레일바이크의 페달을 밟을수록 붉게 단풍으로 물든 골짜기의 기암절벽과 정겨운 농촌의 풍경이 눈앞에 흐르면서 마치 그림 속을 달리는 기분이 들게 한다.

구절리역과 아우라지역의 개성 있는 카페

구절리역에는 폐객차를 개조하여 2마리의 여치가 어우러지는 모습을 형상화한 카페「여치의 꿈」과 아우라지역에는 천연기념물 259호로 지정된 어름치가 산란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카페 「어름치의 유혹」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어디든 시선 머무르는 곳마다 아름다운 정선에서 철길 따라 물길 따라 레일바이크를 즐기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