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더불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 특히 여름은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더위 보다도 더 두려운 존재이다. 숙면을 한다는 것은 현재 건강하다는 표시이기도 하지만 건강한 삶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여름의 수면건강을 위해 수면장애의 증상, 원인, 숙면법을 알아보는 것도 여름을 무난히 넘어가기 위한 한 방법일 수 있다.

수면장애의 증상은 다양하다. 잠 들기가 힘들고 자더라도 쉽게 깨어 더 이상 자지 못하는 등의 불면증, 낮 시간대에 자주 졸게 되거나 잠이 너무 많은 수면과잉증(과면증), 해외여행이나 주야간 교대근무로 인한 이른바 시차병(時差病)인 수면각성 스케줄 장애, 몽유병과 같이 수면 중 보이는 이상행동 등으로 분류한다.

흡연, 음주,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 다양한 약물복용 등의 생활습관이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자가 처방으로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이 있으나 이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술로 인해 쉽게 잠이 들기는 하지만, 얕은 잠이 유지되며 술이 대사 되면서 오히려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면제를 한 달 이상 장기 복용하면 약물 의존성이 생겨서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잘 수 없게 되어 약물중독에 빠질 수 있다. 침실 조명 및 온도, 주위의 소음 등이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자신에 맞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외과적 질환이나 그로 인한 통증으로 말미암아 수면장애가 생기는 경우는 환자 스스로 원인을 비교적 잘 알고 있어 치료 방침 또한 쉽게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수면질환을 포함한 신경계 질환으로 인한 불면증은 대부분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밖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전문적인 진료와 그에 따른 수면다원검사 등의 적절한 검사가 필요하다.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수면 중 숨이 넘어가는 것처럼 호흡을 멈추거나, 수면 중 규칙적으로 발을 움직이거나, 잠들려면 왠지 양측 하지가 불편해 자주 움직여야 하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일단 수면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술, 담배, 카페인을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갖는 것이 중요

심한 스트레스가 있을 때 잠을 설치는 것은 누구나 경험해 본 적이 있다. 「잠을 자야 하는데」하고 걱정을 하면 오히려 더 잠을 못 자게 된다. 따라서 자기 전에는 가능한 한 편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울증은 불면증의 심리적 원인 중 가장 흔하다.

숙면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잠자리에 누워있는 시간을 줄이고 잠이 오지 않는 경우 자려고 애쓰지 말고 미련없이 침상에서 나와야 한다. 잘 때 시계를 보지 말고, 밤 늦게 과격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낮잠은 자지 않는 것이 좋으며 정 필요한 경우라 하더라도 20~30분은 넘기지 않아야 한다.

앞부분에 언급했듯이 담배, 술, 카페인은 피하는 것이 좋고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갖는 것도 숙면에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수면직전 식사, 과식, 소화불량은 수면을 방해한다. 배고픔도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며 배가 고플 경우 가벼운 간식(우유, 유제품)은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민수 |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정신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