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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까리따스 알코올상담센터는 2000년부터 보건복지부지정 알코올상담센터를 개소한 이래 수 많은 알코올 의존자, 가족들이 울고 웃으며 센터와 한마음으로 동거동락을 해 왔다.

센터에서는 알코올 의존자를 위한 주간 재활프로그램과 알코올 의존자 가족을 위한 가족치료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주간 재활프로그램을 통해서 새 삶을 찾고 단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의존자들이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그들은 후배 의존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으며, 자신들의 모습을 점검하고 사회생활을 훌륭히 해 나가고 있다. 그들 중에 젊은 나이에 알코올 의존이라는 병에서 회복하고 있는 27살의 알코올 의존자 윤씨를 소개하고자 한다.

알코올 의존자 자녀 윤씨

윤씨는 4살 무렵부터 아버지의 술 버릇이 날이 갈수록 심해져 폭언에서 차츰 폭력으로 변해갔으며, 자신이 왜 맞는지 이유를 몰라 늘 억울했던 기억이 있다는 알코올 의존자 자녀이다. 그는 고등학교때부터 취하도록 마셨으며, 군대에서는 술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하여 불명예 전역을 하였다. 21세에 알코올 중독이라는 판정을 받자 의사가 돈을 벌기 위해 날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았다.

사회에서는 깨어있는 날이 없고 오직 병원에 감금되었을 때에만 깨어있기에 집에서는 강제로 그를 입원을 시켰으며, 혼자서 술을 끊어보려 노력도 해 봤지만 일주일을 넘기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가족에게 버려졌다는 생각으로 병원에서 탈출을 시작했으며, 어렵게 탈출해서 술을 훔쳐 마시고 서러움에 북받쳐 울기도 했다. 점점 상태는 심해져서 어느 날 TV를 켜는 순간 자신의 과거가 나오는 환시를 경험했고 누군가 뒤에서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 자신의 온 몸을 괴롭히는 환촉까지 경험하게 되었다. 이러한 정신병원 생활을 32차례나 반복하였으며 끝이 안 보이는 절망상태였다.

『까리따스 알코올상담센터죠? 정신병원에서 퇴원하고 그 곳으로 가고 싶어요. 저도 받아줄 수 있나요? 그 곳이 저의 마지막 희망이에요』

처음에는 지금 병원에 있고 퇴원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고 잠시 망설였다. 왜냐하면 퇴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센터에 오겠다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지막 희망이라는 애절한 말에 병원관계자와 퇴원을 상의해 보고 퇴원하게 되면 센터에 방문할 수 있음을 약속했다. 「젊은 친구가 참 아깝네. 꼭 인연이 닿아서 센터에 왔으면」하며 스쳐 지나갔다. 어느날 키가 크고 상당히 마른 한 청년이 엄마와 같이 머뭇거리며 센터에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주간 재활프로그램을 통해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운다

까리따스 알코올상담센터에서는 의존자를 위한 주간 재활프로그램을 통해서 단주생활하고 있는 회복자들을 볼 수 있다. 태극권, 분노관리, 성장하기, 자서전, 자아성장, 알코올 기본교육, 자아성장, 개인상담, 재활농장, 명상프로그램을 통해서 단주생활하는 힘을 얻고 있다. 윤씨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의 진정한 모습을 알고, 내가 얼마나 소중하며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표현하였다.

또한, 늘 혼자라고 생각했던 그에게 조건없는 사랑으로 맺어진 진실한 인간관계를 삶으로 보여주는 센터 주간 재활프로그램 가족들을 통해 윤씨의 사고와 감정이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을 중독자로 만들었고 그래서 원수라고만 여겼던 부모님을 점차 이해하면서 알코올 중독은 나의 선택이었으며 나로 인해 오히려 부모님과 가족이 고통받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나를 망친 것은 술이었지만 그것 또한 나의 선택이었기에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그 기나긴 어두운 터널에서 또 다시 떨며 울고 싶지 않기에 모든 것에 정직하고 싶다고 하였다.

윤씨는 주간보호프로그램을 수료하고 자신의 진로를 모색하던 중 의존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사회복지 공부를 선택했다. 현재 1년여 정도의 준비 끝에 올해 사회복지대학에 입학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과성적도 우수하고 다른 학생들과의 관계도 좋아 과대표와 총회장을 추천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학생들끼리 모임을 갖다보면 술을 마시는 분위기에 휩쓸릴 수 있다고 판단해 과감히 과대표와 총회장을 사양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방학때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보다 우선 순위로 센터에서 자원봉사하면서 자신의 문제를 점검하는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대견스러웠다.

윤씨는 자신과 같이 아직도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는 이들에게 힘이 되는 삶을 살 것이라고 말한다. 오늘도 윤씨는 알코올 중독은 결코 불치의 병이 아니며 진정 온 힘으로 싸운다면 승리할 것이며, 그 승리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과 인생을 선물할 것이라는 것을 실제 삶 속에서 보여 주었다. 이는 윤씨와 같은 아픔을 갖고 있는 까리따스 가족들이 사랑의 삶을 보여주었기에 이와 같은 기적을 이룰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김선희 | 서울 까리따스 알코올상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