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충치라고 하는 치아우식증(齒牙愚息症)은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랜
세월 인류를 괴롭혀 온 질병으로 치아상실을 야기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세 어린이의 84%가 충치를 앓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로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충치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풍치, 부정교합과 더불어 3대 치과질환중 하나인 충치는 일단 발생하면 상실된 치아
조직을 재생할 수 없고 많은 노력과 비용 없이는 유지 관리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심신발육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조기 발견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충치는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흔히들 단 것을 먹어서 이가 썩는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이것은 반만 맞는 얘기이다.
충치는 치아에 세균이 달라붙어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를 영양분으로 섭취하고 이를 분해
하여 만드는 산에 의해 치아가 녹으면서 진행하게 되는 전염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충치라는 말이나 「벌레가 이를 파먹었다」는 것은 엄밀히 말해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이처럼 세균에 의해서 생기기 때문에 반드시 틀린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충치가 점점 심해지고 광범위해지면 치아내의 신경으로까지 감염이 되어 이가 몹시 아프고(치통은 출산의 고통과
담석증과 아울러 인간의 3대 통증이라고 불린다.) 부서지고 깨어져 나가며 이뿌리에 고름이 잡히기도 하고 결국에는
이를 빼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아기는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이 없는 상태로 태어나지만, 충치균을 갖고 있는 사람이 키스를 하거나 컵이나 칫솔,
장난감을 빨고 음식을 입으로 식히거나 잘게 부수어 먹이는 과정 중 묻어있는 타액에 의해 부모로부터 전염되므로
부모의 구강위생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어린이는 부모를 닮게 마련이다.

부모의 구강관리습관은 아이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 규칙적으로 이를 닦고 구강건강을 챙기는 것을 보고자란 아이의
치아는 튼튼할 수밖에 없다.
그럼 연령별로 치아를 관리하는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 출생 직후~만 2세

대개 6개월을 전후해서 첫 이가 나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에 얼마나 충치가 많을지 여부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아이에게 전염시키지 않도록 부모의 충치는 임신 전에 치료를 하고 만약 미처 치료받지 못했다면 아이의 이가 나기
전에 모두 치료한다.

이가 나서부터는 하루에 두 번 이상 이를 닦아주는 습관을 익히도록 한다. 입안에 우유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젖은 거즈로 이를 닦아주고 손가락 칫솔 등을 사용한다.
수유 후 물을 조금 먹여 양치를 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위아래 앞니가 거의 다 나오는
돌 무렵에는 치과 방문을 하여 검진을 받고 구강위생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만 2세~3세

아이에게 칫솔을 사용하도록 하는데 이것은 아이 스스로 이를 닦기 위한 것이 절대 아니다.
단지 칫솔과 이닦기에 익숙해지기 위한 것일 뿐이다. 치약을 삼키지 않을 정도로 자라면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콩알 크기 정도로 칫솔에 짜서 이를 닦는다.
이 시기의 구강관리는 전적으로 부모의 책임이다.

▶만 4세~6세

이 시기의 어린이는 이를 혼자 닦겠다고 고집을 피울 수도 있다. 하지만 항상 이닦기의 감독과 관리는 보호자의 책임
이다. 아이와 함께 이 닦는 것을 즐기도록 한다. 이를 닦는다는 것은 소중한 우리의 몸과 치아를 깨끗이 가꾸는 기분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아이에게 가르친다.

치과에는 6개월에 한 번 이상 정기적으로 내원하여 검사를 받고 충치가 생겼으면 조기에 치료를 한다. 이 시기의 구강
관리 습관이 평생 동안 유지되므로 올바른 습관들이기에 주력한다.

충치를 예방하고 구강건강을 관리하는 것은 평생 해야 할 일이지만 특히 어린이의 충치는 영구치의 발육을 저해하고
덧니를 유발시키며 정상적인 성장발육을 저해하므로 더욱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

어린이 충치예방 십계명

1. 부모의 충치를 빨리 치료한다. (충치는 전염된다!)
2. 단맛으로부터 아이를 멀리 한다. (초콜릿, 사탕, 탄산음료 등 단 것을 먹을 시간은 성인이 되어서도 충분하다.)
3. 우유병을 입에 문채로 잠들게 하지 않는다. (수면 중에는 침의 분비가 줄어들고 당분과 치아가 접촉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져서 치명적이다.)
4. 우유병에는 물과 우유만을 담아 준다. (주스나 설탕물을 담아 주거나 젖꼭지를 시럽에 담갔다가 주는 것은 충치가
    생기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5. 물을 자주 마시게 한다. (입을 헹구는 효과와 충분한 수분의 섭취효과)
6. 간식은 식사직후에 주고 바로 이를 닦도록 한다. (치아와의 접촉시간을 최소화)
7. 규칙적인 이닦기 습관을 갖도록 본보기를 보인다. (초등학교 전까지는 부모가 이 닦는 것을 감독해야 한다.)
8. 아이의 이를 항상 살핀다. (이에 얼룩이 생겼거나 충치로 의심될 때에는 즉시 치과로 데려간다.)
9.이에 좋은 음식이 몸에도 좋다. (야채와 양질의 단백질, 칼슘 등의 섭취를 하면 치아건강에도 좋고 성장 발육에도
   좋다.)
10.치과에서 전문적이고 적극적인 예방치료를 받는다. (치아 홈 메우기, 불소도포, 불소보조제 섭취, 충치예방약품의
   코팅 등)

김영재 / 서울대 치과병원, 소아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