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철 |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요즈음 밤 늦게까지 한강 둔치는 달리기를 하거나 자전거,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으며, 헬스클럽은 24시간 영업을 하고, 동네의 학교 운동장에서 걷기나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야간에 운동하는 사람이 늘어난 반면 이를 지지해 줄 시설이나 환경은 아직까지도 미약한 실정이다. 학교 운동장 주변은 너무 어둡고, 동네 주변 약수터는 가로등 시설도 없거나, 불이 꺼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야간에 인라인 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은 한강 주변을 제외하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나날이 심각해지는 비만과 생활습관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운동을 증진시키려면 정부나 지방 자치단체의 야간 운동시설과 환경의 지원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저혈당 주의

우선, 살을 빼기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의 경우 일반적으로 70~80%의 사람들이 6개월 이내에 운동을 포기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기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힘들게 운동을 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조사를 통해 살펴보면 이런 사람들 대부분이 힘들게 운동을 했으니까 푹 쉬어야 한다는 생각에 일상생활에서 신체활동을 줄이기 쉬우며, 운동으로 칼로리를 많이 뺐으니까 많이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거나 회복을 위해 충분히 영양섭취를 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특히, 야간에 운동을 하고 나서 먹는 대부분의 음식은 수면 중에 사용되지 않고 지방으로 변환되어 쉽게 축적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살이 찌도록 만든다. 그러므로 일반인의 경우 야간 운동 후에는 운동 중에 빠져나간 수분과 비타민, 무기질의 보충을 위해 간단하게 과일주스와 물을 마시거나 저녁을 먹지 않은 사람은 소화에 부담이 없는 간단한 식사면 충분하다.

하지만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경우는 다르다. 인슐린이나 혈당강하제를 먹고 있는 경우에는 운동으로 혈당이 낮아진 상태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바로 잠들면 수면 중에 저혈당에 빠질 위험이 있어 운동 전에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고, 장시간의 운동 후 혈당을 체크해 혈당이 낮은 경우에는 소화에 무리가 없는 음식으로 탄수화물과 기타 영양소를 적당히 보충해 주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당뇨병에 따른 시각이나 말초신경에 합병증이 있는 경우 특히, 어두운 야간에 운동을 할 때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운동 중에 저혈당에 빠질 위험성도 있어 가능하면 간식을 휴대하거나 혼자 운동을 하기 보다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혼자 운동을 할 때는 반드시 본인이 당뇨병이 있다는 것과 저혈당에 빠졌을 때의 대처요령, 연락처 등을 적은 인식표를 차고, 휴대폰을 가지고 운동하는 것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불면증이 있는 경우 잠들기 2~3시간 전에 운동을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발생하는 문제 중에 하나가 불면증이며, 불면증의 해소 방법으로 운동이 권장된다. 운동은 수면과 관련된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켜 불면증의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호르몬의 분비는 24시간 생체리듬에 영향을 받는다.

멜라토닌은 밤에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눈을 통해 수용된 광자극에 영향을 받아 낮에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밤에는 많은 양이 분비된다. 그러므로 밤에 밝은 환경에서 운동하는 것은 이러한 멜라토닌의 분비를 방해해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잠들기 2~3시간 전에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단백질의 합성을 촉진하고 뼈와 연골 조직을 성장시키는 등 신체의 성장에 관여하는 성장호르몬의 분비도 운동으로 증가하며, 대체로 밤 12시 이후 깊은 수면 중에 높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으로 평상시 성장호르몬의 분비량을 늘리고 저녁 운동 후 밤에 숙면을 취한다면 낮 동안의 지친 신체적 회복과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반인의 경우에도 운동 중에 교감신경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해 심박수는 빨라지고, 혈류는 근육에 집중되며, 에너지 대사가 늘어난다. 이것은 운동 후에도 높게 유지되어 운동 직후에 수면을 취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교감신경 호르몬은 운동강도와 시간에 비례해 분비량이 증가하므로 야간에 너무 무리한 장시간의 운동은 수면에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므로 적당한 강도로 1시간 이내의 운동을 잠들기 2~3시간 전에 실시하는 것이 권장된다.

야간에는 어둡기 때문에 눈에 잘 보이는 밝은 옷을 입고 운동하는 것이 충돌과 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야광물질이 부착된 옷이나 신발을 신고 운동하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야간에는 운전자가 도로 주변을 잘 볼 수 없고, 과속을 하기 쉬워 가능하면 차가 다니지 않는 곳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또한, 조명이 어둡거나 없는 곳에서 어쩔 수 없이 걷기나 달리기를 하는 경우에는 바닥을 잘 보면서 운동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특히, 골밀도가 낮은 폐경기 여성의 경우는 낙상예방을 위해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여성은 사람들이 많은 밝은 곳에서 가능하면 아는 사람과 함께 운동하는 것이 치한으로부터 안전한 방법이다. 회식 등으로 음주를 하거나 주간에 과로로 너무 피곤한 날은 야간에 억지로 운동을 하기보다는 쉬는 것이 신체적인 회복과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